아침을 거르는 간헐적 단식 방법을 오래 지켰는데 오히려 체중이 늘었다는 분이 많습니다.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단식 시간대와 회복식에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간헐적 단식과 체질 다이어트를 함께 진료하는 한의사 권고은입니다.

진료실에서 유난히 자주 듣는 말이 "간헐적 단식 방법대로 아침을 1년 넘게 굶었는데 살이 안 빠져요"입니다. 얼마 전에도 그렇게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아침 안 먹는 간헐적 단식 하시죠?" 하고 여쭤보니 당연하다는 듯 "네"라고 하셨습니다.

바로 그 지점에 아침 단식만으로는 살이 잘 빠지지 않는 맹점이 숨어 있습니다.


아침을 굶는데 왜 더 찌는 걸까

간헐적 단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효과가 분명하고, 특히 아침을 거르는 방식이 실천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원래 아침을 잘 안 먹거나 챙기기 귀찮아하는 분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매일 아침을 거르는 습관이 굳어지면 몸이 거기에 적응합니다.

들어오는 끼니가 줄었다고 판단한 몸은 기초대사량을 낮춰 버립니다. 적게 들어와도 버티도록,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겁니다.

그래서 같은 양을 먹어도 예전보다 덜 태우는 몸이 됩니다. 한동안 빠지다가 멈추고, 조금만 풀어지면 다시 붙습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먹는 것도 줄였는데 그대로예요" 하시는 분들 상당수가 이 자리에 머물러 계십니다. 덜 먹는데 안 빠지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대사가 내려앉은 결과입니다.

흔히 아침 단식이 정답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방향이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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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의서에서 본 절식과 회복식

음식을 줄이고 비우는 일은 새로운 개념이 아닙니다. 옛 의서에도 곡기를 잠시 끊고 몸을 가볍게 만드는 방법이 여러 갈래로 적혀 있습니다.

솔잎 가루를 하루 한 되씩 먹고 다른 것을 먹지 않으며, 목이 마르면 물만 마신다. 백 일이면 몸이 가벼워진다.

동의보감과 옛 의가들의 기록에 나오는 절곡(絕穀)의 방식인데요.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비우는 기간만큼이나 다시 채우는 과정을 신중하게 다뤘다는 데 있습니다.

손진인은 "먼저 음식으로 다스려 보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을 쓴다"고 했습니다. 비우고 채우는 일을 약만큼 조심스럽게 봤다는 뜻입니다.

옛 기록일수록 단식 자체보다 회복식을 더 자세히 적어 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잘 비우는 것보다 잘 채우는 것이 어렵다는 걸 옛 사람들도 알았던 셈입니다.


빠지는 단식은 저녁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핵심은 단식의 시간대를 바꾸는 데 있습니다. 낮은 활동하는 시간, 밤은 쉬는 시간이라는 원리에 맞춰 보면 답이 보입니다.

살을 빼려면 아침이 아니라 저녁을 비워야 합니다.

저녁을 가볍게 하거나 이른 시간에 마치면, 몸이 쉬어야 하는 밤에 소화 부담이 사라지고 자는 동안 지방을 쓸 여지가 생깁니다.

평소 아침을 잘 챙겨 드시던 분이라면, 아침은 그대로 두고 간헐적으로 저녁을 비우는 방식이 훨씬 잘 맞습니다.

저녁 한 끼만 먹는 1일 1식을 떠올리시는 분도 많은데, 저는 저녁 1일 1식은 권하지 않습니다. 저녁을 한 번에 몰아 먹으면 과식이 되고, 정작 몸이 쉬어야 하는 밤에 소화기가 일을 하느라 지장을 받기 때문입니다. 굳이 1일 1식을 한다면 점심으로 하는 편이 낫습니다.

두 번째 맹점은 단식 시간입니다. 대부분 24시간 단식까지만 시도하고 멈추는데요. 이 정도로는 지방을 본격적으로 태우는 단계까지 잘 닿지 않습니다.

지방을 쓰는 대사가 자리 잡으려면 보통 18시간 이상 비워 케톤이 충분히 올라와야 하는데, 24시간 안에서 끝내면 그 직전에 멈추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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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자주 빠뜨리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소금입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면 몸에서 수분이 빠지면서 함께 전해질이 빠져나갑니다. 이때 소금을 챙기지 않으면 기운이 없고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상이 따라옵니다.

단식을 길게 가져가시는 분일수록 물과 소금을 같이 챙기는 것이 단식을 버티는 요령입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보는 모습

최근 임상 연구에서도 간헐적 단식이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이어집니다. 다만 한 가지 짚어 둘 점이 있습니다.

비슷한 연구들을 모아 보면, 단순히 끼니 수만 줄이는 단식은 살과 함께 근육까지 같이 빠질 수 있다는 관찰이 나옵니다. 그래서 시간만 채우는 단식이 아니라, 어떻게 비우고 무엇으로 채우느냐가 중요해집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단식을 잘못 끌고 가다 멈춘 분들이 공통으로 호소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3일 정도 굶으니 체중은 줄었는데, 인바디를 찍으니 근육이 줄고 체지방률은 더 높게 나와요."

이건 지방이 늘어난 게 아닙니다. 부종이 빠지면서 일시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뿐입니다. 체중에서 수분이 먼저 빠지면, 같은 지방량이라도 비율상 체지방률이 잠깐 올라간 것처럼 찍힙니다.

검사 수치만 보고 "오히려 나빠졌다"고 오해해 단식을 그만두시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지방이 타기 직전의 준비 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차이를 환자분께 설명해 드리는 일이 진료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디톡스가 끝난 다음 일주일입니다. 불을 붙여 놓은 상태라, 이 시기에 회복식을 잘못하면 빠지던 추이를 스스로 끊어 버립니다. 단식 자체보다 그 이후 회복식에서 성패가 갈립니다. 그래서 저는 단식 일수보다 회복식 설계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설명해 드립니다.

같은 주제로 간헐적 단식, 다이어트 정체기, 다이어트 요요 칼럼도 함께 보시면 단식이 멈추는 자리를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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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단식을 끌고 가는 방식

저희 진료실에서는 간헐적 단식 방법을 혼자 시간만 재며 버티는 방식으로 두지 않습니다.

첫 진료에서 인바디로 제지방량부터 봅니다. 체중에서 지방을 뺀 값인데, 이 값을 기준으로 하루에 단백질을 얼마나 드셔야 하는지 정합니다. 여성은 한 끼에 살코기 200~300g 정도, 남성은 그 이상을 권합니다. 근육을 지키면서 비워야 단식 후에 다시 붙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우는 동안에는 두 가지 처방이 함께 갑니다. 짧게 말씀드리면 식욕환은 덜 먹게, 대사환은 잘 빠지게 돕습니다.

식욕환은 마황과 우황이 들어가 식욕 충동을 누르고 혈당을 안정시킵니다. 여기에 더해 대사환은 체질마다 다르게 들어갑니다.

몸이 차서 대사가 굳은 분께는 건강과 백출로 비위를 데우고, 위에 열이 많아 자꾸 당기는 분께는 누에잠사와 상엽으로 열을 식히는 식으로 맞춥니다. 식욕환이 충동을 잡는 동안 대사환이 체질의 약점을 메워 주어야 처방이 완결됩니다.

단식 초반의 부종과 노폐물을 빼는 단계에는 해독을 함께 진행하고, 부위별로 잘 안 빠지는 곳에는 약침을 더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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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관리는 단순하게 잡아 드립니다. 저녁을 이른 시간에 가볍게 마치기, 잠들기 네 시간 전에는 먹지 않기, 단식 중에는 물과 소금 챙기기, 그리고 24시간을 넘긴 뒤에는 선식과 가벼운 죽으로 천천히 회복식 하기.

외식이 잦은 분께는 갈비탕이나 설렁탕 같은 국물 요리를 권합니다. 밥 대신 고기를 더 드시고 국물까지 드셔도 괜찮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일 때 소금을 같이 챙기면 탈수와 어지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처음 며칠은 디톡스로 부종이 빠지면서 몸이 가벼워졌다는 말씀을 먼저 하십니다. 그다음 한두 주가 지나면 그제야 지방이 줄기 시작하는데, 이 시점부터 체중계 숫자가 의미 있게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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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간헐적 단식 방법은 시간만 채운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아침을 굶는 데서 저녁을 비우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비운 만큼 회복식과 단백질로 채워야 근육을 지키며 지방만 줄일 수 있습니다.

1년을 굶었는데 그대로였다면 의지가 부족했던 게 아니라 시간대와 회복 방식이 어긋나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방향을 바로잡으면 같은 단식이라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혼자 버티다 지치셨다면, 내 몸의 제지방량과 체질부터 한 번 짚어 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간헐적 단식 방법 중 16:8과 24시간 단식, 어느 쪽이 살 빼기에 좋나요

A. 16:8은 일상에서 꾸준히 가져가기 좋고, 24시간 단식은 가끔 섞으면 지방 대사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24시간을 넘길 때는 회복식과 소금 섭취를 함께 챙기셔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아침을 먹는 간헐적 단식도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오히려 평소 아침을 잘 드시던 분은 아침을 유지하고 저녁을 비우는 편이 잘 맞습니다. 밤에 소화 부담을 줄여야 자는 동안 지방을 쓸 여지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Q. 단식하면 근육이 빠진다는데 괜찮을까요

A. 시간만 채우는 단식은 근육이 함께 빠질 수 있다는 관찰이 있습니다. 제지방량을 기준으로 단백질을 충분히 드시면 근육을 지키면서 지방만 줄이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습니다.

Q. 단식 중에 어지럽고 머리가 아픈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탄수화물을 줄이면 수분과 함께 전해질이 빠지는데, 이때 소금을 챙기지 않으면 어지럼과 두통이 옵니다. 물과 약간의 소금을 함께 드시면 대부분 가라앉습니다.


참고 자료

허준 (1610). 동의보감. 내경편 — 신형(身形). 곡기를 줄이고 몸을 가볍게 하는 절곡·벽곡 관련 기록.
손사막. 비급천금요방. 식치(食治) 서문 — "먼저 음식으로 다스리고 낫지 않으면 약을 쓴다" 조문.
Schroor, M.M. et al. (2024). The Influence of Intermittent Fasting on Selected Human Anthropometric Parameters. Nutrients. PubMed 39512696.
Teong, X.T. et al. (2023). Intermittent fasting plus early time-restricted eating versus calorie restriction and standard care in adults at risk of type 2 diabetes. Nature Medicine. PubMed 37024596.
Charlot, A. et al. (2022). Beneficial Effects of Early Time-Restricted Eating on Metabolic Diseases. Nutrients, 14(8), 1718.

작성: 한의사 권고은 (임상 10년차)

작성일: 2026년 06월 20일

최종 검토일: 2026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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